뒷동산(수락산중턱)에서 바라본 북한산, 도봉산
비온뒤라 맑게 개겠지 하고 수락산 중턱에서 4시간을 기다렸습니다.
확트인 풍경을 기대 했지만 저녁 노을까지 산너머로 어설프게 사그라 듭니다.
장비 부산하게 챙기고 산을 내려왔습니다.
구름에 잠긴 북한산이 멀리서나마 웅장함을 자랑합니다.
도봉산은 출퇴근길 오며가며 자주 보니까 참 친근한 산입니다.
마눌님과 데이트할 때 처음 올라간 산이 도봉산이기도 합니다. 그땐 마눌님 참 앳된 처자였는데...
웃기고 황당한 기억도 있습니다.
20대 초반쯤 캔버스 들고 산에 자주 올랐었는데 나이 많은 영감님이 그림에 관심을 가져주어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 그후로 몇번 동행한 적이 있습니다.
한번은 좀 으슥한 냇가로 가자고 하더니 갑지기 바지를 훌러덩 벗고는 그곳을 찬물에 박박 씻는게 아니겠습니까?
흠짓 놀라서 멍하니 보고 있자니 같이 씻자고 합니다. 주머니에서 야한 민화 비슷한 것을 꺼내 보이면서 이렇게 산의 정기를 받고 물건을 씻으면 정력에
좋다나 어쨋다나... 그때만 해도 인적이 뜸하던 시절이라 망정이지 그후론 두번다시 만나지 않았습니다. 영감님 오래 사셨을 겁니다.
뒷동산 중턱에서 바라본 수락산입니다.
어린 아이들 대리고 산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식은땀 줄줄 흘리고 내려온 기억이 있습니다.
산을 만만하게 봤다가 큰코 삐뚤어지게 당했지요.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초봄이라 괜찮겠지 했는데 응달은 눈이 녹지않아 정말 위험합니다.
노을이 영 아닙니다.
그나마 밸런스 조정하고 콘트라스트 주고 샤픈주고 등등등....
다음 비온뒤 또 올라가서 멋진 풍경 담아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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