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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내 정신도 그땐 그녀에게 사라졌다)내맘대로그림 2015. 1. 18. 11:34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지금은 옛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만, 그녀(지금은 마눌님)를 처음 만나고 나서 온 정신이 흠뻑 빠졌더랬습니다.
당연하지요? 만난지 한달여 지난 시간이었으니 어느 누가 제 눈에 보이겠습니까?
어줍잖은 실력으로 사랑의 표현을 해 본다고 열심히 그림 그리고 앨범 만들어 그녀에게 건낸 기억이 납니다.
저야 뭐 진지하고 로멘틱했다고 지금도 생각하지만 마눌님 성격상 말은 하지 않았어도 제 모습이
무진장 닭살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ㅎㅎ
무려 20여년이 지난 그림을 지금와 다시 보니까 좀 어색하기는 합니다.
무엇보다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비비안리 다리를 잡고있는 클라크형님의 손입니다. 그때도 사람손 그리기가 쉽지않아 여러번
지우고 다시 그렸던 기억이 납니다.
마눌님과는 오랜기간 연애후 결혼을 했는데요 회사 동료 아저씨 소개로 처음 만났습니다.
그때는 제대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옆구리도 시린 11월이라 술자리에서 푸념을 좀 떨었더니 아저씨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더니 나올수 있느냐고 물어보는게 아닙니까?
좀 늦은 시간인데도 나온다는 약속을 받아 냈으니 우와~ 마음이 얼마나 들떳겠습니까 ^^
그때는 맥주 500만 먹어도 알딸딸해지던 때였지만, 결기에 포박당해 "마음에 들면 원샷을 해 보이겠다"
큰소리에 의기양양 했었습니다.
한시간이 지났을까 왠 땅콩만한 아가씨가 (기억에) 하얀 모자를 쓰고 맥주집에 들어섰는데
제눈을 농락한 안개가 휘몰아쳤습니다. 정말 눈을 떼지 못했으니까요. 당연히 아저씨들 앞에서
맥주를 울컥울컥 들이켰지요. 반드시 내 마음을 보여 주리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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