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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에 조끼를 입을까 하다가 그냥 나갔더니 공기도 차고 빛도 차다. 빛바랜 탁자위엔 누군가 주어놓았을 낙과가 애처롭다. 가을, 가슴 한켠이 더 황량하고 허전하다.
골목에서 하늘보기 좁은 골목길. 창살품은 하늘이 몸살이다. 짙은 그늘은 세월의 외투. 난 어이없게도 그 길을 낭만인 양 가끔 찾는다.
명함을 다시 만들어봤다. 그럴싸하다. 그림 연구소 소장에다가, 글로벌 강사란다. 수강생은 없지만 초.중.고급반 운영...계획이다. ㅎㅎ 전시나 수상경험, 무슨무슨 협회는 가입하지 않았다. 후원처는 아내다. (감사) 누가 그림을 샀으면 좋겠다. 공짜다. (마음내켜야 공짜지만...) . . . 즐거..
(180mmx250mm / 도화지에 만년필, 먹) 행복이란 무엇일까? 한 줌의 뼛가루, 슬픔, 눈물 삶, 기억, 목소리. 행복이란 무엇일까. 나 떠날 때 남는 건 참새 같은 아이들 웃음소리. 사랑하는 아내의 잔상뿐이었으면....
봄에 빠알간 새싹을 보았는데 가을에 빠알간 쓸쓸함을 보낸다. 이젠 가을을 그만 타야겠다.
가을. 내리는 빛이 나른하다. 바람소리, 새소리도 없다. 흰 벽의 그림자만 춤을 춘다. 나른한 오후다.
(160mmx235mm / 도화지에 만년필, 수채물감, 먹) 사람의 숨결이 떠난 자리는 스산하기만 하다. 낡은 대문엔 녹슨 열쇠만 굳게 잠겨있다. 오래된 청구서는 빛이 바래 너덜거린다. . 한 때는 당신에게 따듯한 보금자리였을 저 집은 세월이 가고 병이 들어 가니 손을 놓아버렸다. . 인간의 삶과 무..
냅킨위에 만년필, 수채물감 이번 벌초는 어머니와 함께 내려갔다. 가는 길 오는 길 8시간 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평소에는 하지 않던 옛 이야기도 술술 꾸러미를 푸신다. 어느새 고향 말투가 살아나면서... . 19살에 시집오던 구례 아가씨가 어느덧 나이 70의 할머니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