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론 말없이 쳐다만 봐도 그의 시선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겠다. 설령 오해를 한다 해도...
가을이 간다. 올해는 가까운 앞산을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그만큼 계절에 둔감하다. 10월이 저만큼 멀어져 간다. 세월 앞에 또 둔감하다.
북촌 골목의 멋 예전에 그림으로 옮겼던 북촌 골목이 잡풀이 무성하다. 집주인이 오랫동안 집을 비워두었을까? 아니면 연초부터 손님이 찾아오지 않아 손을 놓은 것일까. 한적하고 고요한 북촌의 멋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허름한 항구, 배 한 척 가지고 있는 어부를 무시하지 말라 들었다.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부자라고... 정말 모두 그러할까? . 바다, 포구를 끼고 있는 어촌의 풍경은 삶의 고단함이 해풍에 헤어진 잔주름 같고, 바다내음 진하게 배인 몸빼바지엔 고향 그리워 찾아간 엄마품의 향기가 구수하다. . 누군가는 감천마을의 옛 기억이 고통스럽고 아픈 기억일 수 있겠으나 바닷가 섬집 어린아이처럼 나는 감성에 젖는 사치를 누려본다.
채색을 해서 인스타에 올렸으나 색감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아 블로그엔 초벌작업한 그림을 올렸다. . 사진과 같이 올린다면 색칠연습용 그림으로 쓸만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오랜만에 펜과 붓을 들었다. . 감천마을 초입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내 눈에 들어왔던 골목 풍경이다. 낡은 집들이지만 알록달록 색들을 입은 모습. 음~ 예쁘다.
부산, 감천마을 골목 . 우리나라의 오래된 골목은 참 감성적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어린 시절을 상기해본다. 좁은 골목에 모여든 악동들은 딱지치기나 구슬치기, 팽이 돌리기로 우쭐함을 뽐내지 않았던가. 누구에게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가난이 먼저 떠오르기도 할 것이다. 어린 나는 그런 윗세대의 고단한 삶을 알지는 못했다. 아련한 옛 시절의 그때로 돌아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