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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일 때문에 여러 번 갔던 곳이지만 여행을 목적으로 찾기는 이번 여름이 처음이다.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 감천마을이었다. 그림의 소재로 쓸만한 곳을 찾아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으나 시간이 짧은 것이 못내 아쉽다. 여행 후기로 몇 점의 그림들을 남겨놓아야겠다.
춤추는 우리 동네 . 청계천 마전교를 건너면 광장시장으로 들어가는 커다란 입구가 보인다. 퇴근시간에 속이 출출할 때면 꼬마김밥과 쌀떡볶이로 속을 달래기도 한다.
촉촉한 새벽의 종로. 답답한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시원한 공기를 한껏 들이켠다. 코끝이 찡하고 머리가 어지럽다. 종로가 춤을 춘다.
무엇인가 다름을 같도록 해보고 조합을 시험하고 해체를 찾아보지만 손과 머리가 따라가지를 못한다. 거리감, 깊이, 풍부함, 입체적 어우러짐. 그림이 숙제만 남겼다.
벽면이 뜯겨 있고 낡아서 사용하고 있는 공장인지는 모르겠다. 위에서 내려다 보면 을지로 골목마다 오래된 건물들이 많이 보인다. 슬럼화된 을지로가 다시 변화를 꿈꾸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시체스가 인상이 깊었나 보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을 보냈던 해변 도시. 이 골목 저 골목을 정신없이 돌아다녔지. 그래서 많은 기억이 그림으로 남는다.
청계상가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을지로 공업사의 지붕들은 별천지다. 그리 깨끗하고 아름답게 보이지는 않지만 개발시대 향수를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묘한 매력으로 옛 시절의 추억을 떠올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