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드리 헵번과 세월호인물 2016. 4. 28. 22:46
그림을 그리다 보면 전혀 닮지 않아 포기한 그림이 여럿 있습니다.
오드리헵번도 그 중 하나인데 이상하게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
몇 번을 실패하다 오늘 그나마 쬐금 비슷하게 그려졌기에 올려 봅니다.
사실 오드리헵번 그림은 감사의 의미로 4월16일 올리려고 했었습니다.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 오늘 올리지만 왜 오드리헵번 이야기를 하는지
긴 글이지만 아래 내용을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
가을이 되면 이제 이 숲은 어느 곳보다 더욱 노랗게 물듭니다.
전북 진도군 임회면 백동무궁화동산에 만들어진 '세월호 기억의 숲'
여기서 4.16Km 떨어진 곳에 팽목항이 있습니다.
2년 전 4월16일 세월호가 바다속 어둠으로 가라앉아 많은 이들의 절규 섞인
눈물로 가득 찾던 그 팽목항입니다.
기억의 숲은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은 놀랍게도 한 외국인.
'로마의 휴일'로 유명한 영화배우이자 유엔아동기금친선대사로 활동한
고 오드리헵번의 큰아들 션 헵번 페러.
션 헵번은 평소 아이들 문제에 관심 가졌던 어머니의 생전 신념에 따라
오드리 헵번 어린이 재단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세월호 사건을 접하고 지난해 한국의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에 직접
연락해 기억의 숲 조성 계획을 제안합니다.
이후 트리플래닛은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여 35일간 2985명으로부터
목표액(1억 원)의 200%를 넘는 2억 1200만 원 모금에 성공합니다.
여기에 션 헵번 가족이 기부한 5000만 원을 더해 숲 조성비용을 마련합니다.
1년여 간의 준비 끝에 9일 완공된 기억의 숲에는 은행나무 301그루가
3m 간격으로 촘촘히 심어졌습니다.
원래는 304명 희생자 수만큼 나무를 심을 예정이었지만 '한 그루라도 죽게 되면
희생자가 연상될 것 같다'는 유가족 의견을 반영하였습니다.
트리플래닛이 지난해 은행나무 30그루를 심었는데 거센 바람에 이들이
모두 쓰러진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한 그루라도 쓰러지지 않도록
나무마다 지지대와 말뚝, 밧줄등 3중 안전장치로 단단히 고정하였습니다.
유가족 마음에 아주 작은 상처라도 더하지 않기 위해서죠.
왜 은행나무를 골랐을까요. 은행나무는1000년을 꿋꿋이 사는 나무입니다.
그리고 가을이 되면 은행잎은 샛노랗게 물들죠. 가을마다 어김없이 노랗게
피어오르는 숲을 보면서 항상 세월호를 잊지 말자는 의미입니다.
숲에 나무만 있는 건 아닙니다. 한 경계선을 기준으로 두 면이 'ㅅ'모양으로
붙어있는 조형물 '기억의 벽'이 숲 중앙에 있습니다.
건축가 양수인 씨가 설계한 기억의 벽은 세월호 참사에서 발생한 숫자를
상징해 만들어졌습니다.
벽면의 주름 304개 (희생자수)
총길이 416Cm (세월호 참사 발생일)
꼭짓점높이 각각 476Cm, 325Cm, 151Cm (탑승객수, 단원고학생탑승객수, 일반인탑승객수)
평면높이 각각 172Cm, 75Cm, 97Cm (총생존자수, 단원고생존자수, 일반인생존자수)
"숲을 통해 과거를 되돌아보고 현재를 어떻게 헤쳐 나아갈 것이며,
또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생각해보기 위해 제안했다." (션 헵번)
세월호 참사 2주기인 오늘도 세월호는 깜깜한 바닷물 속에 가라앉아 있습니다.
실종자 9명은 2년이 지난 아직도 가족에게 돌아오지 못했고,
피해자 가족이 납득할만한 진상규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가슴 아픈 일들을 빨랫줄에 널어
돌아오지 않는 마음을 말려라
비겁했던 맘들을 빨랫줄에 널어
소용없는 마지막 눈물도 말려라
모두 잊겠지만 몸이 기억하여
이맘때면 잠깐의 감기라도 나눠 앓아서
사랑했고 잊혀졌던
정말 사랑했고 이내 잊혀졌던 것에 노래를
(세월호 참사 추모 앨범 '다시 봄'중 권나무 '이천십사년사월' 노랫말)
* 트리플래닛에서 가져온 글임을 밝힙니다.